20㎏기준 소매가 7천400원↑
농민들 양곡 방출 자제 바라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올해 수확기 산지 출하 쌀값이 비교적 높은 값을 유지하고 있어 정부의 공공비축 수매가가 다른 해보다 높은 값에 결정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미곡처리장 등 농협 자체 수매에서도 최종 수매가가 정해지기 전에 일정 금액을 먼저 지급하는 '쌀 수매 우선 지급금'를 높게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6만~6만5천원)
그렇지만 최근 정부에서 씰 수급과 업체 수요 등을 감안해 일부 식당과 떡집 등에 쓰이는 가공용쌀과 수입 밥쌀용 쌀을 공급하기로 하는 등 쌀값 조정에 나서고 있어 자칫 공공비축미가 시중에 풀릴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수확기 산지쌀 값(20㎏)을 보면 지난달 5일 5만4천822원으로 크게 오른 이후 15일 5만3천574원, 25일에도 5만 3천 489원을 기록해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4만7천978원에서 4만7천119원을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천844원에서 6천730원 정도 오른 값에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aT)가 운영 중인 농산물 유통정보 KAMIS의 전국 쌀값을 보면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20㎏ 소맷가가 5만8천433원을 기록, 지난해 5만1천33원보다 7천400원 높은 값에 거래되고 있다.
한국 농촌경제연구원도 10월 이후 쌀값을 약보합세로 전망하고 있지만 이미 오른 10월 쌀값을 기준으로하고 있어 결국 10월에 거래되는 쌀값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떡, 도시락 등 영세업체의 원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양곡 가공용 쌀 1만2천톤을 연말까지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올해 가공용 쌀 공급 계획량은 28만톤이었으나 수급 상황, 업체 수요 등을 감안해 지난 8월 1차로 2만5천톤을 추가 공급했고 연말까지 1만2천톤을 추가해 총 31만7천톤을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가격 동향에 따라 영세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 정부양곡 공급방안도 추가로 검토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 부분이다. 그동안 정부는 서민 쌀 값 부담과 수급 불안 등을 이유로 비축미 방출을 결정해 왔지만 올해는 자제해 달라는 게 농민들의 주장이다.
사실 농민들은 지난해 수확기에 3개의 태풍을 맞은데 이어 올해는 4월의 냉해에 이어 집중호우와 태풍 등의 피해를 받아왔다.
여기에다 정부 비축미가 방출되면 각 농협에서 예년보다 높게 책정해서 지급하고 있는 '쌀 수매 우선 지급금'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공급이 늘어 시중 쌀값이 떨어지면 농협이 손해를 보게 되고 결국 내년에 실시되는 농협 수매에 손실을 반영할 수 밖에 없어 자칫 악순환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농협 등 대부분의 농업 관계자들은 "오는 12일 통계청의 올해 쌀 생산량 발표 이후 쌀값의 향방과 정부 정책도 정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매년 10월에서 12월까지 3달동안 5일, 15일, 25일자 쌀값을 조사 발표한 뒤 평균값을 내서 공공비축 쌀값을 결정하는데 지난해는 20㎏에 4만7천491원이었다.
도철기자 douls18309@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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