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칼럼]2학기 개학, 우리 자녀들에게 갈채를

@정화희 운리중학교 수석교사 입력 2021.08.10. 18:23

방학인데도 민재라는 아이가 전화를 해온다. 공부가 기대보다 많이 후퇴하여 선생님과 공부하기로 약속하고 확인받기로 한 날이다. 자기 주도 역량이 부족하여 혼자 학습하기 힘들다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하여 함께 계획을 세우고 주기적으로 확인받기로 한 것이다. 원격수업 시에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지만 잘 안된단다. 2학기도 선생님들과 공부하고 싶은데 비대면 수업이 많아질까 봐 벌써 걱정이란다.

지난 9일 교육부는 2학기 학사운영 방안을 발표하였다. 9월 6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1∼3단계에서는 전국의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가 전면 등교하게 되었다. 또 거리두기 4단계에서도 학교급별 3분의 2까지 등교를 허용하는 등 2학기 대면 수업이 확대된다. 안간힘의 고민이 엿보인다. 교육부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교원 단체들도 전면 등교 내지는 대면 수업 우선의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가능한 전면 등교를 주장하는 이유는 학력 격차와 교육 질 저하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작년(2020년) 시행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상위그룹인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중학교 국어·영어, 고등학교 국어에서 감소했다. 반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중학교 수학을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전년(2019년) 대비 증가했다. 중3 국어의 경우 전년 4.1%에서 6.4%로, 영어는 3.3%에서 7.1%로 각각 2.3%포인트, 3.8%포인트 늘었다. 특히 고등학교 국어·수학·영어에서 모두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증가했다. 국어는 4.0%에서 6.8%로, 수학은 9.0%에서 13.5%, 영어 3.6%에서 8.6%로 상승한 것이다.

오늘은 수능 99일 전이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고3 교실은 9월 23일부터 시작하는 수시 전형 접수를 위한 자료 수집 및 상담으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더구나 올해 수능은 문·이과 구분 폐지와 EBS 연계율 축소로 변화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다행히 광주와 전남 교육청에 따라 1:1 대면 집중상담 및 온라인, 전화, 화상 방법 등으로 수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니 기대가 크다. 우리 지역의 학생들에게 미래 방향을 결정하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

최근 모처럼 샘물 같은 경험을 하였다. 그들은 매우 사랑스럽다. 그제 종영한 모 방송국 드라마 '라켓소년단' 속 아이들이다. 시골 운동 팀원으로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며 느끼는 사랑과 우정, 코치 선생님들의 신뢰 속에서 성장해 가는 모습은 무더위를 식혀주는, 가슴 따뜻한 드라마였다. 학교 아이들에게도 추천하는 작품이 되었을 정도이다. 마지막 회 코치 선생님의 대사도 기억에 남는다. '너희들이 힘들다고 느낄 때면 뒤로 돌아보라고, 그러면 거기에 선생님이 서 있을 것이라고' 아마 코로나와 무더위에 맞서 싸우는, 우리 제자들을 향한 모든 교사들의 다짐이라 믿는다.

벌써 코로나 2년 째, 변이들의 출현과 돌파감염으로 방역에 대한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선진국들은 2차 접종을 마치고 이제 3차 접종 부스터 샷을 모색 중이다. 부스터 샷이란 백신의 면역 효과를 강화하거나 효력을 연장하기 위해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추가 접종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중에 1차 접종도 마치지 못한 우리 자녀들의 등교에 대하여 걱정들도 크실 것이다. 그러나 우리 광주와 전남 대부분이 학교들은 방학 이전부터 진작 전면등교를 진행해 왔기에 큰 차이는 없다. 다시 한 번 살피고 두드려 철저한 방역으로 부모님들의 걱정을 덜어야 할 것이다.

학력 회복, 배려와 공동체 정신이 절실한 시점이다. 교육 주체들의 상호 신뢰 속에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고교는 벌써 학교에 따라 2학기 개학을 하였다. 교실은 다시 뜨거운 태양만큼이나 학생들의 열정이 담금질될 것이다. 그 뒤에 우리 선생님들은 그들을 응원하며 서 있을 것이다. 고군분투(孤軍奮鬪) 애쓰는 민재가 다시 학력 향상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큰 갈채를 보내 주실 일이다. 정화희 (운리중학교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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