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칼럼]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

@이운규 신용중 교사 입력 2020.03.30. 15:43

눈만 떴다 하면 코로나 바이러스 얘기다. 모두가 그에 관한 뉴스를 보고 얘기를 듣는다. 보고 듣는 사람 중에는 어른들도 있고 아이들도 있다. 초등학생 아들과 중학생 딸이 거실에서 부모와 함께 뉴스를 보는데 어제 하루 그 병에 걸려 죽은 사람들이 세계적으로 수천 명에 이르렀다는 소식이 들린다. 어른들은 세상이 어떻게 될 것인지 걱정한다. 그러면 함께 뉴스를 본 아이들은 어떨까?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낄까? 세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을 바라보는 관점과 생각과 감정이 어른들과 같을 수는 없다. 아이들의 생각이 미숙한 것은 당연하다. 아무렇게나 생각하도록 그대로 두면 자칫 위험해 질 수 있는 것이 아이들 생각이다. 아이들의 생각에 개입하여 그것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교육이다.

학교가 문을 닫아 국어, 영어, 수학 같은 교과목 교육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작금의 코로나 사태에 대한 교육은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이 본래 삶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면 코로나는 오늘날 가장 중요한 교육적 주제가 된다. 평소에 학교에서 교사들이 아이들을 가르칠 때 하는 것처럼 이 주제에 대해 가정에서 부모(보호자)들이 가르쳐야 한다. 아이들에게 이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그 대답을 일단 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대답한 내용을 가지고 서로 토론해야 한다. 가정에서 어른들이 이 대화(교육)를 이끌 때 지켜야 할 원칙을 몇 가지 말하고자 한다. (이 원칙들은 최근에 세계 주요 언론들을 통해 여러 교육자들이 언급한 것들이다.) 첫째, 아이들 앞에서 공포감을 표현하면 안 된다. 아이들은 부모(보호자)의 공포감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세상에 대한 지적 이해 능력이 미숙한 어린 아동을 둔 부모일수록 말로든 표정으로든 공포감을 표현해서는 안 된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심을 기르면서, 세상사에 도전정신과 주인의식을 가지고 자신감 있게 뛰어들어야 할 미래 세대들에게 세상에 대한 공포심, 특히 비이성적인 막연한 공포심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

둘째,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있음을 알려줘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가지고 있는 위험성에 대한 공포심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그 위험성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는 사람 가까이 가지 않고, 모르는 사람이 만졌을 물건이나 사물을 자신도 만졌을 때 반드시 물과 비누로 손을 씻으며, 손 소독제로 소독을 했다면 손이 다 마를 때까지 다른 물건을 만지지 않고, 무엇보다 손으로 코를 후비거나 눈을 비비지만 않는다면 바이러스에 감염될 걱정은 안 해도 된다는 사실을 알려주어야 한다.

셋째, 세상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어른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노력 덕분에 아직까지 우리 가족이 안전하게 생활하고 있고, 지금 그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치료를 받아 증세가 호전되고 있으며, 또 얼마 안 있으면 치료제도 개발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어야 한다. "지금 우리를 돕고 있는 사람들을 보라! 의사들과 교사들과 부모들과 과학자들을 보라!" 미국의 유명한 방송인 미스터 로저스가 TV에서 외친 말이다. 그런가 하면 로마의 프란치스코 교황은, 코로나와의 전쟁의 선두에 서서 일하고 있는 (그러면서도 국민들의 갖가지 비난을 받고 있는) 각 나라 정부 공무원들을 위해서 기도해 달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마지막으로, 아이들 속에 사람들과의 단절과 배제, 혐오의 마음이 자라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마스크를 쓰고서 사람들과 거리를 두는 것이 원래는 정상적인 인간의 행동이 아니라는 점, 어디까지나 일시적으로 그렇게 할 뿐이라는 점을 강조해 주어야 한다. 특히 특정한 나라의 사람들이나 집단에 대한 혐오와 편견을 갖지 않도록 교육해야 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나 특정 집단을 배척하는 것이 교육의 이상과는 완전히 상반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운규 신용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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