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칼럼] 스마트폰2

@이운규 신용중 교사 입력 2020.02.24. 18:00

지난번에 나는 이 지면을 통해 스마트폰의 존재 자체가 학생들의 학업 집중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말하였다. 사람들의 두뇌 작동시스템은 무의식적으로 외부의 자극과 신호에 열려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다음과 같은 신호들은 인간의 두뇌에 중요한 것으로 분류되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런 신호들과 관련된 정보들은 중요하지 않은 다른 정보들을 차단하면서 사람들의 주의력을 잡아끈다고 한다. ‘위기에 대한 긴박감’이 끊임없이 만들어지면서 사람의 정신을 지배하는 것이다.

○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경우 ○ 어린아이의 울음소리 ○ 경찰차의 싸이렌소리

스마트폰이 우리에게 주는 신호와 정보는 전형적으로 위와 같은 경우에 속한다. 스마트폰은 끊임없이 전달하는 메시지들,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는 소식들, 실시간의 긴박한 사건들을 통해 사람들을 이러한 상태에 묶어둔다. 학생에게 있어서 이러한 ‘스마트폰을 향한 주의 상태’는 다른 정보 특히 교사들이 전달하는 교육적 정보들의 습득을 방해하고, 학생들의 깊이 있는 과제 수행들(예를 들어 비판적 글쓰기 등)을 방해한다. 학업에서 귀중한 인지적 자원들을 잠식하고 낭비하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해를 덜 받기 위해 어떤 학생이 스마트폰을 옆에 엎어 둔다거나 전원을 꺼서 가방에 넣어둔다거나 해도 이러한 ‘주의 상태’는 계속된다. 심지어 그들이 의도적으로 스마트폰을 무시하려고 하는 가운데에서도 그들의 정신적 공간을 지배한다.

그런데 스마트폰은 공부할 때도 문제지만 공부가 끝난 뒤도 문제가 된다. 지금까지 널리 알려진 연구에 의하면, 학생들이 무엇을 배우고 나서 그것을 자신의 기억 속에 장기적으로 저장하기 위해서는 ‘두뇌의 휴식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가장 효율적인 공부법은 낮보다는 밤에 공부를 하고 공부한 뒤에 바로 잠자리에 드는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실제로 있다. 잠자는 동안의 ‘두뇌의 휴식 시간’ 때문이다. 두뇌의 휴식 시간이란 외부 정보의 간섭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가 경험 속에서 알고 있듯이 잡다한 생각들이 많은 학생은 공부에 집중하기 힘들다. 공부에 집중하기도 힘들지만 설사 집중해서 어떤 것을 공부했다고 해도 이후에 잡다한 생각을 하게 되면 그 공부 내용이 두뇌에 장기기억으로 남지 못한다. 잡다한 생각들이 공부 내용의 두뇌 속 조직화와 저장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공부하고 나서 쉬는 시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스마트폰의 자극적 정보들이 두뇌에 침입하여 이전에 공부한 내용도 사라져버리게 한다!

학생 교육의 면에서 스마트폰이 지닌 이런 부정적 측면들에 대한 연구는 세계적으로 주요한 연구 주제가 되고 있다. 그리고 많은 나라들에서 특별한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다. 프랑스는 15세 이하 자국의 모든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미국과 케나다 같은 나라의 많은 주나 학교들에서는 고등학교에서도 이러한 사용 금지 조치들이 행해지고 있다.

그러나 당연한 얘기지만 스마트폰이 학생들의 공부에 전적으로 해를 끼치는 물건인 것만은 아니다. 스마트폰의 교육적 유용성은 거의 무궁무진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학교에서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무조건 금지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인지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더구나 스마트폰은 이미 현대를 살아가는 거의 모든 사람들의 필수 휴대기기가 되었다. (당연히 학생들도 이에 포함된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은 이미 우리들이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이 변화하는 교육 현장의 한 부분으로 되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이제는 ‘사용 금지’보다는 ‘사용 교육’이 더 현실적일 것 같은 생각도 든다. 학생들로 하여금 스마트폰을 책임성 있게 사용하도록 가르치고 아직 가능성으로만 주로 남아 있는 스마트폰의 교육적 유용성을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스마트폰을 학교나 교실 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함으로써 학생들의 교육적 성취가 크게 성공을 거두었다는 소식이 많이 들려왔으면 한다.

이운규 신용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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