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같이 못했지만 마지막은 함께 하게 됐다.
경기장 관중 입장이 가까스로 풀렸다. 정부는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완화하면서 프로스포츠 관중 수용 규모를 30%까지 허용했다.
이에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와 광주축구전용구장도 닫혔던 문을 다시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야구장은 20%, 축구장은 25% 정도로 관중석을 개방할 예정이다.
KIA 타이거즈는 오는 20일 NC 다이노스전부터 홈 경기 일정에 들어간다. 남은 홈 경기 일정은 8경기다. 우천 취소 등 경기가 연기된 것이 그나마 행운으로 작용해 이 정도라도 관중들과 만나게 됐다. 광주FC는 25일 홈 최종전으로 펼쳐지는 상주 상무전을 준비한다. 비록 홈 경기는 단 1경기밖에 남지 않았지만 이마저도 감사한 일이다.
늦게나마 관중들을 맞이하는 구단들은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장 먼저 안전에 대한 걱정부터 시작해 이벤트 구상까지 고려 중이다.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마음을 쓰고 있어 이마에 주름살이 잡힐 정도다.
하지만 분위기는 조금 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중들의 시선 때문이다.
6~7위를 오가고 있는 KIA와 6위를 확정 지은 광주FC는 사뭇 다른 평가를 받는다. KIA는 역대 최다 우승을 달성한 구단이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지난 시즌 7위에 그쳤음에도 기대감이 컸다.
사실 현재 KIA전력을 보면 5위 싸움을 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시즌 개막전부터 중하위권에서 맴돌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범호의 은퇴와 안치홍의 이적 등으로 변수가 많아서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KIA는 지휘봉을 잡은 윌리엄스 감독을 비롯한 수혈된 젊은 피들의 패기로 공백을 메웠다. 승수만 본다면 오히려 지난해보다 훨씬 나아진 모습이다. 2017년 우승 이후 2년째 5할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올해는 넉넉하게 절반 이상을 확보했다. 만일 애런 브룩스의 이탈을 비롯해 주축 선수들의 부상 등의 악재가 없었다면 더 좋은 성적표를 작성했을 것이다.
반면에 광주FC는 성적에 대한 걱정은 떨쳐버리고 폐막전을 준비한다. 이미 목표를 초과 달성했기 때문이다.
올해 K리그1에 입성한 광주FC의 목표는 1부리그 잔류가 목표였다. 즉, 10~11위 정도를 노리는 것이 현실적이었다. 그러나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기적이 일어났다. 정규 시즌 막판에 뒷심을 발휘해 6위로 파이널 라운드A그룹에 들어간 것이다. 이로써 광주는 강등에 대한 걱정이 사라졌다. 상위권 팀들로 구성된 파이널A의 특성상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크지만 즐겁게 뛰기만 하면 된다.
광주FC만큼은 아니지만 KIA 역시 기대 이상의 시즌을 보낸 해다. 인색한 마음을 떨쳐내고 KIA와 광주FC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내는 팬들이 많아지길 소망한다. 홈 최종전에서 지더라도 웃으며 인사하길 바란다. 유종의 미를 완성시키는 것은 관중들의 역할이다. 문화체육부 차장대우 한경국기자 hkk42@srb.co.kr
- [무등의시각] 흔들리는 대통령, 흔들리는 지역현안 호남은 또 정치 클리쉐에 당한걸까.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만들겠다던 윤석열 정부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윤석열표 광주 약속은 물론 균형발전 약속 어느 것 하나 전진에 방향타가 맞춰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12.72%'. 광주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얻은 보수진영 대통령 탄생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만들어 주었건만 불과 반년 만에 '그럼 그렇지' 볼멘소리가 심심찮게 터져 나오고 있다.얼마 전 윤석열 정부 첫 예산안이 공개됐다. 긴축에 초점을 맞춘 재정 기조를 감안하더라도 실망이라는 평가가 적잖다. 특히 지역화폐, 임대주택, 쌀값 등 소득부족과 물가 상승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서민을 고려한 조치 측면에서 아쉬운 대목이 많다. 야당이 '정부의 나라빚 걱정을 오롯이 시민들에게 떠넘긴 약자 실종 불공정 예산', '참으로 비정한 예산'이라는 쓴소리를 내뱉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물론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광주는 2년 연속 3조원 돌파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국비를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굵직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대거 포함된 덕이다.그렇다면 대통령의, 집권 여당의 호남 챙기기 의중이 반영된 결과일까? 답은 '아니오'로 기운다.인공지능, 반도체 등 신 경제 미래먹거리 분야에서 타 지역에서는 구현해내지 못한 무형의 아이디어를 대거 유형의 사업으로 전환했던 광주의 작전이 먹혀 들어갔다는 평가가 더 많다.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차원의 지역 현안 사업 국비 반영 노력이 아닌 광주시의 '개인기'가 더해진 결과일 뿐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윤석열 대통령이 선거 기간 우리 지역에 약속했던 공약 이행도 낙제점이다.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도체나 인공지능, 미래차 육성 분야는 일부 포함됐지만, 공약 사업인 달빛고속철도와 서남권원자력의료원 등은 누락됐다. 대통령의 약속이 관계부처의 반대(구체적인 정부 기본계획이 수립되지 않았다는 이유도 포함되지만)에 발목이 잡혀버린 우스운 상황만 연출됐다.국민의힘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광주를 찾아 개최했던 예산협의회에서 약속한 사업도 삐걱거리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7월 전남대학교병원 신규 건립과 관련해 "예산 당국에 부탁을 해서 1차적으로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으로 집어넣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당 차원에서 기획재정부와 전남대병원 새병원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협의했다고 공식화 한 것이다.하지만 결과는 대상 자격 미달. 용도변경을 완료하지 않은 병원 측의 미숙한 행정 때문이라고만 몰아세우기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적잖다. 앞서 전북, 경북 등도 도시관리계획 변경 전 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된 경우가 있었고, 이번 예타 대상 포함 사업 가운데서도 유사 사례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수도권 중심 정책도 '말뿐인 지방시대'로 가고 있다.반도체 학과 증원과 수도권 공장 증설 규제 완화 등과 같은 수도권 중심 정책 강화, 국정 과제에 포함된 기업의 지방이전 공약과 투자 촉진도 반대로 가고 있다.대통령의 지지율이 좀처럼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점도 '尹표' 지역혁안 정책 표류 우려감을 키운다.취임 불가 80일 만에 20%대까지 추락했던 대통령의 지지율은 현재까지도 30%대 초반을 겨우 회복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지율 지진에서 버팀목이 되어 줄 여당마저 불협화음, 갈라치기 등으로 내홍 중인데다 여사를 비롯한 대통령 주변 논란까지 끊이지 않고 있으니 국정을 온전히 주도 할 윤 대통령의 모습을 언제나 볼 수 있을 지, 언제고 볼 수 는 있을런지 의문 부호가 달린다.겨우 5년이다. 대통령의 정책 집행을 위한 씨앗을 심을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초석이 제대로 쌓이지 못하면 '지역맞춤형 성과내기'도 난망에 그칠 것이다.윤석열 대통령의 지방시대가 허울뿐인 약속에 그치지 않기를 바라본다. 주현정 무등일보 취재1본부 정치행정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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