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성묘·차례 서비스, 이동 제한 등등…
민족의 대명절인 한가위가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최근 가장 많이 듣고 있는 이야기가 바로 '고향 방문 자제'로 귀결되는 이동 제한 권고일 듯싶다.
광주와 전남 역시 8월부터 기승을 부리던 코로나19가 이제야 진정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추석을 앞두면서 또다시 '코로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출향민을 비롯한 지역민들에게 "이번 추석은 고향에 내려오지 말고 집에 계셔달라"고 요청에 요청을 거듭하고 있을 정도다.
그리고 정부 역시 "가장 큰 효도는 고향 방문이 아닌 집에 있어 주는 것"이라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이번 추석에 가급적 집에 있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방역당국의 호소에 아랑곳하지 않고 추석 연휴를 맞아 '여행'을 떠나는 이들로 인해 이미 유명 휴양지의 호텔, 리조트 예약이 매진됐다는 뉴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부산·강원·제주 등의 일부 리조트의 경우 이미 100% 예약이 완료됐으며 전국 평균 예약률이 85%를 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고향 방문 자제 호소가 "연휴에 놀러 오세요"로 들린 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올해 코로나 유행 시기를 살펴봤을 때 2차 대유행이 이뤄졌던 8월 중순의 경우 오랜 장마가 끝나면서 미뤄뒀던 휴가를 대거 떠나 오랜 기간 만나지 못했던 가족들을 만나면서 대유행이 시작됐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코로나 청정지역으로 전국적으로 손꼽혔던 전남 역시 장마가 끝난 뒤 1주여 일 만에 시작된 코로나가 지역감염으로 확산되면서 근 한 달여 가까이 곤욕을 치러야만 했다.
당시 첫 확진자의 경우 가족 친지들과 제주여행을 다녀오면서 비행기에서 전파가 이뤄졌으며 이후 일상생활을 통해 동네 주민 등으로 퍼지기도 했다. 순천 역시 서울 방문판매업체를 다녀온 확진자로부터 시작된 지역감염이 마트, 헬스장, 병원으로 이어지며 큰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었다. 방역당국이 추석 연휴를 '또 다른 지역감염의 주원인이 되지 않을까'라고 우려하는 것 역시 이 같은 맥락에서다.
지금 거리 곳곳을 보면 숨도 제대로 쉬기 어려운 젖먹이들까지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있다. 이제 만 두 돌이 지나지 않은 우리 아이도 매번 데리고 나갈 때마다 마스크를 쓰지 않으려고 떼를 쓰는 것을 달래고 또 달래야 겨우 마스크를 씌울 수 있지만 마스크 속에서 헉헉대는 숨소리가 들릴 때마다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나 하나쯤이야 여행가도 괜찮겠지'라는 어른들의 이기심으로 언제까지 아이들에게 고통을 강요하는 건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다. '한번 지키고 나면 모두가 편해질 수 있다'는 걸 기억 좀 하고, 제발 우리도 마스크 좀 벗어 보자. 도철원 정치부 차장
- [무등의시각] 흔들리는 대통령, 흔들리는 지역현안 호남은 또 정치 클리쉐에 당한걸까.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만들겠다던 윤석열 정부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윤석열표 광주 약속은 물론 균형발전 약속 어느 것 하나 전진에 방향타가 맞춰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12.72%'. 광주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얻은 보수진영 대통령 탄생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만들어 주었건만 불과 반년 만에 '그럼 그렇지' 볼멘소리가 심심찮게 터져 나오고 있다.얼마 전 윤석열 정부 첫 예산안이 공개됐다. 긴축에 초점을 맞춘 재정 기조를 감안하더라도 실망이라는 평가가 적잖다. 특히 지역화폐, 임대주택, 쌀값 등 소득부족과 물가 상승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서민을 고려한 조치 측면에서 아쉬운 대목이 많다. 야당이 '정부의 나라빚 걱정을 오롯이 시민들에게 떠넘긴 약자 실종 불공정 예산', '참으로 비정한 예산'이라는 쓴소리를 내뱉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물론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광주는 2년 연속 3조원 돌파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국비를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굵직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대거 포함된 덕이다.그렇다면 대통령의, 집권 여당의 호남 챙기기 의중이 반영된 결과일까? 답은 '아니오'로 기운다.인공지능, 반도체 등 신 경제 미래먹거리 분야에서 타 지역에서는 구현해내지 못한 무형의 아이디어를 대거 유형의 사업으로 전환했던 광주의 작전이 먹혀 들어갔다는 평가가 더 많다.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차원의 지역 현안 사업 국비 반영 노력이 아닌 광주시의 '개인기'가 더해진 결과일 뿐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윤석열 대통령이 선거 기간 우리 지역에 약속했던 공약 이행도 낙제점이다.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도체나 인공지능, 미래차 육성 분야는 일부 포함됐지만, 공약 사업인 달빛고속철도와 서남권원자력의료원 등은 누락됐다. 대통령의 약속이 관계부처의 반대(구체적인 정부 기본계획이 수립되지 않았다는 이유도 포함되지만)에 발목이 잡혀버린 우스운 상황만 연출됐다.국민의힘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광주를 찾아 개최했던 예산협의회에서 약속한 사업도 삐걱거리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7월 전남대학교병원 신규 건립과 관련해 "예산 당국에 부탁을 해서 1차적으로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으로 집어넣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당 차원에서 기획재정부와 전남대병원 새병원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협의했다고 공식화 한 것이다.하지만 결과는 대상 자격 미달. 용도변경을 완료하지 않은 병원 측의 미숙한 행정 때문이라고만 몰아세우기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적잖다. 앞서 전북, 경북 등도 도시관리계획 변경 전 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된 경우가 있었고, 이번 예타 대상 포함 사업 가운데서도 유사 사례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수도권 중심 정책도 '말뿐인 지방시대'로 가고 있다.반도체 학과 증원과 수도권 공장 증설 규제 완화 등과 같은 수도권 중심 정책 강화, 국정 과제에 포함된 기업의 지방이전 공약과 투자 촉진도 반대로 가고 있다.대통령의 지지율이 좀처럼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점도 '尹표' 지역혁안 정책 표류 우려감을 키운다.취임 불가 80일 만에 20%대까지 추락했던 대통령의 지지율은 현재까지도 30%대 초반을 겨우 회복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지율 지진에서 버팀목이 되어 줄 여당마저 불협화음, 갈라치기 등으로 내홍 중인데다 여사를 비롯한 대통령 주변 논란까지 끊이지 않고 있으니 국정을 온전히 주도 할 윤 대통령의 모습을 언제나 볼 수 있을 지, 언제고 볼 수 는 있을런지 의문 부호가 달린다.겨우 5년이다. 대통령의 정책 집행을 위한 씨앗을 심을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초석이 제대로 쌓이지 못하면 '지역맞춤형 성과내기'도 난망에 그칠 것이다.윤석열 대통령의 지방시대가 허울뿐인 약속에 그치지 않기를 바라본다. 주현정 무등일보 취재1본부 정치행정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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