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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의 시각] 광주의 짝사랑, 언제쯤 대구에 닿을런지

@서충섭 입력 2020.07.02. 19:46 수정 2020.07.02. 20:04

원래 작성하려던 글을 쓰레기통에 넣었다. 일어나자마자 눈살을 찌푸리는 기사들을 보았기에.

기사 내용은 전날인 1일 광주 코로나19 확진자가 22명이 늘었다는 둥 특별할 것이 없었다.

문제는 댓글이었다. 정말이지 악독해 딱밤을 때리고 싶은 댓글들이 펼쳐졌다.

몇 개만 추려본다. "광주 코로나 유공자 생기는 거냐" "그동안 경상도 욕먹을때 니들도 똑같이 쪼개면서 좋아했지?" "대구 확진 퍼질때 솔직히 광주가 좀 얄미웠다"

忍.忍.忍.

그러나 "대구 사람 치료 받는다고 광주 젊은 아줌마들이 내새끼 감염된다고 광주시장에 항의하는거 보고 정말 싫더라. 마음 좋은 척하지만 전라도는 배신의 상징이다. 안당해본 사람들은 모른다"는 댓글에 이르러서는 고통스런 한숨을 내쉬었다. 국난 가운데서 같은 국민에게 총쏘려는 사람들이 왜이리 많나.

혹시나 싶어서 광주시에 확인까지 했다. 대구 환자 치료 중 제기된 민원이나 항의가 있는지. 있을 턱이 있나.

그놈의 지역감정을 그냥 넘어가지 못한 건 그간 무심한 대구 모습을 봐 와서다.

광주는 대구에 코로나 환자를 치료할 병상이 부족하자 병상을 내어줬다. 치료가 완치돼 돌아갈 때는 광주 김치와 홍삼도 선물하며 건강을 기원했다. 오월 어머니들은 주먹밥 도시락을 대구로 보냈다. "주먹밥 먹고 진짜 대구 사람들이 앞으로 광주 좋아했으면 좋겠다"던 오월 어머니가 아직 선하다.

왜겠는가. 대구 일부 인사들의 여전한 광주 타령, 전라도 타령 때문이다. TK가 씨가 말랐다며 이 정부가 지역주의 정치를 펼친다고 한다.

대구가 못 사는건 다 광주, 전라도 탓이다. 광주 민관이 갖은 고초 끝에 성사시킨 광주형 일자리를 놓고 정권의 TK갈라치기 덕분이라고 한다.

어제 대구 한 일간지에 실린 도태우 변호사의 '5·18 신화를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라는 글은 20년 전에 머물러 있는 대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도 변호사는 모든 국가 사회기관을 접수한 운동권 세대가 역사왜곡금지법, 5·18왜곡처벌법을 통과시키려 한다고 표현했다. 그리고 5·18이 가진 양면성의 증거로 좌익 사상범 2천700명을 수감 중인 광주 교도소를 며칠간 무장 공격을 들며 자유민주화운동으로 볼 수 없는 요소를 동시에 가진다고 했다.

또 반란수괴 전두환에 대해 무기징역을 확정한 1997년 대법원 판결도 광주교도소 습격을 인정한다고 했다.

분명 1997년 판결은 광주교도소 사건을 군의 정당방위라고 했다. 허나 이는 사건의 진상을 들여다본 것이 아니라 기소 내용만을 두고 판단한 것이다. 이미 새로운 진상은 수없이 드러나고 있다. 담양과 광주를 오가던 시민들을 향해 사격을 했고, 그래서 도로에서 숨졌다는 기록들이 나오고 있다.

아예 2007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는 교도소 습격에 참가할 수도 없는 사람에게 뒤집어 씌운 사실도 드러났다.

광주지법에서는 그래서 전두환 회고록에서 광주교도소 습격을 거짓이라며 삭제하도록 했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다면 1997년 재판이 진상의 전부라고 말할 수 있을까. 5·18 왜곡처벌법이 성역화라고 비판하기 전에 부디 2013년 희생자의 관을 가리켜 '홍어택배'라고 조롱한 대구 일베 회원같은 이들이 없어야 할 것이다.

물론 좋은 글도 기사도 많이 본다. 그렇지만 아직도 대구에 대한 이미지는 과거에 잘살다 이제는 자존심만 남은 옹고집 친구를 보는 듯 하다. 그렇기에 호소한다. 광주와 대구는 서울·경기 공화국을 극복하고 지방발전을 함께 이끌어야 할 양 축 아닌가. 권영진 대구시장이 이번에는 광주에 병상을 제안했다. 다행이다. 부디 정치적 제스쳐에서 끝내지 말고 서로에 대한 미움과 질투를 걷어내자. 적어도 서로를 기만하지 말고 서로의 무엇이 이해가 되지 않는지 이야기부터 해야 한다. 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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