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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대 1 ‘묻지마 청약’…이상과열 ‘부작용’ 우려
입력 : 2019년 10월 15일(화) 18:37


9·13 대책 1년, 광주 아파트시장 점검 <2>분양시장
올해 평균 청약경쟁률 40.76대 1
억대 분양권 프리미엄 세력 원인
규제없어 외부투기세력 과열 조장
공급과잉에 거품 꺼지면 서민 피해
“정부·지자체 적극적 대책 마련을"
전반적인 주택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광주 분양시장이 여전히 활황세다. 사진은 광주 서구 화정동의 한 재건축 단지의 공사 모습. 오세옥기자 dkoso@srb.co.kr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을 비웃기나 하듯 광주 아파트 분양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기존 아파트 매매시장은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반면, 분양시장은 활황세를 유지하고 있다. 일부 아파트는 수백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이는 등 이상과열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새 아파트 선호 현상 때문이기도 하지만, 청약 당첨 후 수천만원에서 억대에 이르는 프리미엄을 노리는 ‘묻지마 청약’과 외부 투기세력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광주는 투기과열지구가 아니어서 1순위 청약 조건과 대출 규제가 까다롭지 않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묻지마 청약’이 지역 사회 전반에 퍼지면서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빼았고, 거품 붕괴 시 서민들의 피해가 우려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5일 지역 부동산업계와 한국감정원, 국토부 등에 따르면 올해 광주지역 평균 청약경쟁률은 40.76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 시·도 가운데 세종시(44.06대 1)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치다. 특히 기록이 집계된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평균경쟁률이다. 광주에서 고분양가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분양시장에는 구름 인파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분양된 ‘염주 더샵 센트럴파크’(총 1천976가구)는 497가구 모집에 4만3천890명이 몰리며 올해 광주에서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인 88.31대 1을 나타냈다. 전용면적 84㎡A 타입의 경우 20가구 모집에 1만3천585명이 청약해 무려 679.25대 1이라는 기록적인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 광주 고분양가 논란을 촉발시킨 ‘광주 화정 아이파크’도 67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달 분양 예정인 ‘무등산 자이&어울림’이 어느 정도의 청약경쟁률을 나타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단,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 현상이 지역 분양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20년 이상 노후 아파트 비중이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해 새 아파트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새 아파트 선호 현상만으로 청약 광풍을 설명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묻지마 청약’ 열풍과 외부 투기세력이 분양시장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자금력이 부족한 투자자들까지 향후 높은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단 넣고 보자’ 식의 청약 신청 대열에 함께 하고 있다.

광주 서구 B공인중개사는 “‘로또’처럼 한번 당첨만 되면 수천만원에서 억대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다는 ‘묻지마 청약’이 광주 분양시장을 과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B공인중개사는“이런 ‘묻지마 청약’이 지역사회에 전반적으로 퍼지고 있다”며 “한 대학생이 청약 당첨으로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을 챙긴 뒤 공부를 포기했을 정도로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반적인 주택경기 침체에도 불구, 광주 분양시장 호황을 반영하듯 주택청약통장 가입자는 크게 늘고 있다.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모두 74만5천858명에 달했다.

광주시 인구가 145만9천486명인 것을 감안하면 시민 2명 중 1명이 청약통장이 있는 셈이다.

주택청약 종합저축 가입자는 72만6천170명(1순위 43만1천59명·2순위 29만4천578명)으로, 전달(72만1천771명) 보다 4천399명, 지난해 같은 기간(66만6천329명)보다는 무려 5만9천841명이 증가했다.

A공인중개사는 “수도권 부동산 규제를 피해 광주 등 지방으로 원정을 온 외부투기 세력도 분양시장 과열에 한몫하고 있다”고 귀뜀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고분양가에 상관없이 무조건 아파트를 사서 전매 차익을 보자는 투기 심리가 너나없이 팽배해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분양시장을 실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 전문가는 “분양시장이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활황세를 타는 것이 아니라 묻지마 투자로 거품이 많이 끼어 있다”며 “공급 과잉 현상 속에서 이 거품이 꺼지면 지역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석호기자 haitai2000@srb.co.kr